2025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전고체 배터리와 하이니켈 기술 등 차세대 기술들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특히 2027년부터 시작될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는 주행거리 1,000km와 수분 내 충전을 가능하게 해 전기차 시대의 게임 체인저가 될 전망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현재 상황
2025년 전기차 시장은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트너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는 2023년 약 4,600만 대에서 2025년 약 8,500만 대로 거의 두 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배터리 전기차(BEV)의 비중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보다 약 2.7배 많은 약 6,200만 대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러한 급성장 속에서 배터리 기술은 전기차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다.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더 높은 효율과 안전성을 위한 차세대 기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주목받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들
전고체 배터리: 게임 체인저의 등장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이 기술은 여러 혁신적인 장점을 제공한다.
주요 장점:
- 화재 위험성 원천 차단으로 안전성 대폭 향상
- 에너지 밀도 증가로 주행거리 연장 가능
- 충전속도 단축으로 사용자 편의성 개선
- 저온에서도 성능 저하 최소화
2025년 현재 상용화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삼성SDI는 2027년을 목표로 가장 빠른 상용화 일정을 제시했으며, 이미 완성차 업체 5개사에 샘플을 공급하고 있다. SK온은 2029년,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해외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중국 CATL과 일본 토요타는 2027년경 대량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의 퀀텀스케이프는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제시했다.
하이니켈 배터리: 현실적인 효율 개선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를 기다리는 동안,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하이니켈 양극재 기술이 있다.
니켈 함량을 높일수록 배터리 성능과 용량이 크게 향상된다. 현재 전기차에서 많이 사용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중에서 니켈 함량을 가능한 한 높게 만든 하이니켈 배터리는 5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달성한 전기차 대부분에 채택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NCM 양극재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특히 SK온은 하이니켈 양극재를 동시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를 2020년대 후반까지 실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초고속 충전 기술: 5분 충전의 현실화
배터리 효율 향상과 함께 충전속도 개선도 중요한 기술 트렌드다. 미국 이네베이트(Enevate)는 5분 만에 75% 충전이 가능한 실리콘 기반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을 발표했다. 이 XFC-에너지 기술은 800Wh/L의 높은 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하면서도 기존 배터리 제조 시설에서 호환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도 현대차그룹이 외부 열관리 스테이션을 개발해 겨울철 충전속도를 최대 40% 이상 단축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는 배터리 자체의 에너지가 아닌 충전 스테이션의 에너지로 열을 관리하는 혁신적인 접근이다.
배터리 효율 극대화를 위한 핵심 기술들
열관리 시스템의 진화
전기차 배터리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온도 관리가 필수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최적 작동온도는 20~35℃로, 이 범위를 벗어나면 성능이 급격히 저하된다.
현대차그룹은 가스 인젝션 기술을 연구해 극저온에서도 냉매 유량을 증대시켜 더 많은 열을 회수할 수 있는 히트펌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배터리 프리컨디셔닝 기술을 통해 충전 전부터 미리 배터리 온도를 조절해 초기 저항을 줄이는 방식도 적용하고 있다.
소재 기술의 혁신
배터리 효율 향상을 위한 소재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실리콘 양극재는 기존 흑연 양극재보다 에너지 밀도가 훨씬 높아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실라 나노테크놀로지스 등이 실리콘 양극 배터리 상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안정성과 낮은 비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과열 위험이 적고 생산 비용이 저렴해 대중적인 전기차 모델에 적용되기 적합하다. 테슬라를 비롯한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LFP 배터리를 채택하며 가격 경쟁력 있는 전기차 시장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무선 충전과 배터리 서비스의 부상
배터리 기술과 함께 충전 방식의 혁신도 주목받고 있다. 무선 충전 기술은 충전 과정을 간소화하고 자율주행차 시대에 필수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위트리시티와 퀄컴 등이 무선 충전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배터리 서비스 분야에서는 재활용과 재사용 기술이 부상하고 있다. 사용된 배터리를 재활용하고 재사용하는 것은 자원 낭비를 줄이고 환경 보호에 기여한다. 레드우드 머티리얼스와 리-사이클 등이 배터리 재활용 분야를 선도하며 지속 가능한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미래 기술의 가능성
그래핀 배터리의 잠재력
그래핀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빠른 충전속도를 구현해 전기차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그래뱃과 삼성 등이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미래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자가치유형 배터리
자가치유형 배터리는 스스로 손상을 복구해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고 교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리버사이드 캠퍼스 등이 관련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시장 전망과 과제
전고체 배터리 시장의 성장 전망은 매우 밝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370억원에서 2030년 약 53조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2030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전고체 배터리의 점유율은 1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생산 비용이 4~25배 높고, 습기와 산소에 민감하며 합선 위험이 있다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의 대응 전략
한국 정부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 '친환경 모빌리티용 고성능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며, 2028년까지 5년간 총 1,172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도 '글로벌 톱 전략연구단' 지원 사업을 통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조기 상업화를 위한 제조·공정·장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결론: 전기차 배터리의 미래
2025년 현재 전기차 배터리 기술은 전환점에 서 있다. 전고체 배터리, 하이니켈 기술, 초고속 충전 등 다양한 혁신 기술들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으며, 이는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2027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고체 배터리의 본격적인 상용화는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1,000km 가까이 늘리고, 충전시간을 수분 이내로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한국의 배터리 3사(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를 중심으로 한 기술 경쟁력 확보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결합된다면, 한국이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몇 년간 전개될 배터리 기술 경쟁은 전기차 시대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